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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생각들

뿌리를 향하는 목소리

by 고타마 싯다르타 2023. 4. 16.

야간이나 당번 후에는 몸도 마음도 가라앉는다. 아주 깊게 푸욱.

늘어져서 아무 생각이 없다가 문득 아흔이 넘은 할머니 환자가 생각이 났다.

 

관리가 잘 된 노인들은 의사소통에 큰 무리 없이 자기 표현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청결하고 가족들은 지극 정성이다.

무엇이 가족들로 하여금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게 하는지 난 아직 모른다.

할 수 있어서 하는 것인지, 해야 해서 하는 것인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지.

 

가족들이 대원들에게 환자 상태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할머니는 계속 누군가를 불렀다.

속삭이듯 작지만 애써서 온 힘을 다하는 것이 느껴지는,

아흔이 넘은 할머니는 계속 엄마를 부르고 있었다.

 

아들과 딸이 지켜보는 와중에 엄마를 부르는 할머니.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그들의 유전자에는 가족에 대한 애착이 보다 깊게 자리잡아 있나보다.

보기에 썩 나쁘지 않은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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