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남자와 인형같이 작은 갓난 아이가 아스팔트 주차장 위에 널브러져 있다.
아이는 인형처럼 창백하고 미동도 없이 고요하게 식어있다.
남자도 가만히 누워있는데, 심장을 누르는 손 위로 체온이 느껴진다.
그의 턱은 산산조각 났지만 외견상 큰 변형은 없어서 편안해 보이는 얼굴이다.
이런 사건들은 대부분 다른 위치에 다른 사상자가 있다고들 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러했다.
그 아이의 엄마, 그 젊은 남자의 부인은 그의 집 안에서 칼로 난도질 된 상태로 처참하게 죽어있었다.
시체의 강직 상태로 보아 시간은 좀 된 것 같다.
그들의 방에 보이는 거창한 목표들은 그들의 현실처럼 압도적으로 방 안을 가득 뒤덮고 있다.
깨끗하고 깔끔한 공간과 대조적으로 그것들은 너무나 위압적이기에
그 안에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로지 그 위압이 부여하는 고압으로부터 사출되는 삶을 강제하지 않았을까.
너무나 젊고 너무나 건강했다.
그러기에 그들의 원하는 바는 노인들의 그것들에 비해 견고하여 타협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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