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책들을 곧바로 아낌없이 사버렸다.
그래서 책상에 맛있어 보이는 책들이 잔뜩 쌓여있다.
조금은 허세가 들어갔을지도 모를 책도 한두 권 껴있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교 1학년 풋풋한 시절부터 관심 있던 생물학 관련
특히 진화 관련한 주제를 다루는 책이라서 마냥 허세만은 아니다.
다만 좀 아쉬운 것은, 작가의 필체인지 번역가의 습관인지 중언부언하는 느낌이 많아서
간결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나에게는 영 성에 차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렴 어떠한가.
박테리아에서 바흐까지 그리고 다시 박테리아로.
제목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모두 나온다. 박테리아. 바흐.
바흐의 음악은 특별히 애착이 간다.
마음을 정돈해 주는 힘이 있다.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이라는 책은 좀 시간을 두고 읽을 생각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재밌어 보이는 책들 중에서 가장 구미가 덜 당기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오늘 알라딘 수유점에서 사 온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이라는 책이 있는데
같은 책이고 동일 등급을 부여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책들 보다 가격이 너무나 저렴해서
다른 책도 구경할 겸 직접 방문해서 업어온 책이다.
내 생각에 알바가 뭔가 실수를 한 게 아닐까 한다. 아무튼 개이득.
나는 이런 입문서, 개괄서 느낌이 나는 책들이 좋다.
다방면에 이런 양질의 입문서들이 나왔으면 한다.
무미건조한 이 세계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방법이란 단 하나다.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것. '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부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정보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입문서는 그러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한 도구로 아주 유용하다.
비록 중장비의 기능은 전혀 없지만 나는 그런 게 필요하지 않다.
안전장비, 망치, 삽, 그리고 내 손만 있으면 그뿐이다.
요즘 후성유전학, 뇌과학, 경제학, 인문학 이 모든 게 다 한 가지로 이어진다는 느낌이 강해진다.
겉핥기만으로 뭘 알겠냐 물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왜냐면 나는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아니 내 마음이 그렇게 흘러가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읽지 않는 책을 버리고 가치가 있어 보이는 책들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게 뭔가 좋다.
좋게 느껴지는 것들을 당분간 계속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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