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의 비좁음을 극대화하는 어린이 용품들과
책장에 빼곡하게 꼽혀있는 어린이 책들,
군데군데 붙어있는 의미 모를 스티커들이 난잡하다.
지극히 평범하게 보이는 집 안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 하나 보였다.
공기가 세는 소리가 들리고, 산소를 공급하는 콧줄이 길게 늘어져있다.
'45세, 폐암 4기, 호스피스 병동 예약.'
영 힘들어 보이는 안색의 환자는
응급실에 가시겠냐는 물음에 이제 좀 괜찮아졌다고 답했다.
그리고 지금은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은 당신의 아이를 마지막으로 보고 가겠다고 했다.
도저히 참기 어려우시면 다시 신고하시라.
씁쓸하고 건조한 말씀을 남기고 집 문을 나섰다.
그러자 초등학생 아이가 상기된 얼굴로 문 옆에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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